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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 (14)
이명박 각하, 영어를 교육하자는 겁니까? 교육을 영어하자는 겁니까?
고담라디오 다시듣기 | 2008/01/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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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각하, 영어를 교육하자는 겁니까? 교육을 영어하자는 겁니까?

이명박 인수위의 ‘영어신민화’ 정책에 대한 대한민국 영문학도의 상소문

  

 이명박 각하, 요즘 미국 유학파 출신들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하면 국민들을 떡잎부터 ‘영어신민화’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치실 줄로 압니다. ‘수준미달’ 영어교사 삼진아웃제니 ‘영어 몰입 교육’이니 하는 것들이 각하가 볼 때에는 그것이 바로 국가경쟁력을 드높이고 글로발한 인재를 양성하는 길이라는 데 가슴 깊은 믿음을 갖고 계실 줄로 압니다만 그놈의 ‘글로발’이 미국발인지 오리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사랑스런 각하의 대학 후배입니다. 그리고 영문학도로서 각하 덕분에 번창하는 영어 사교육 시장에 진출해서 먹고 살길 걱정 없게 된 운수 좋은 놈입니다. 각하, 우리나라 ‘영어신민화’ 정책의 선봉에 서게 될 후배가 참으로 자랑스럽지 않으십니까? 하지만 저는 영어로만 진행하는 강의는 요리조리 피해서 들을 수 있는 운 좋은 학번이었지요. 제 후배들은 그놈의 강제적인 영어강의 때문에 피똥 싸면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마조히스트가 되었지만 말입니다.


 스페인 문학이론, 한국사도 영어로 강의, 영어를 못하면 질문도 못해


 영어강의, 영어강의 하시는데 현장 영어강의 분위기를 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가장 좋은 것은 각하께서 직접 모교에 납시어서 스페인 문학이론을 영어로 가르치는 수업을 청강해 보시는 것도 참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스페인어를 전공하는 친구가 하는 말이지만 “욕 나온다.”는 것이 관람 평입니다.


 실제로 우리 학교 서어서문학과에는 나이 들어서 대학을 다니시는 어르신이 한 분 계십니다. 수업 시간에 그 어르신도 참다 참다 못 참아서 한 마디 하신 것이지요. “영어로 스페인 문학을 수업하니 도통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차라리 스페인 문학이면 스페인어로 하지 그러시오?” 그랬더니, 교수님께서도 한숨 푹 내쉬면서 “저도 죽겠습니다.”라고 했답니다.


 교수님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굴뚝같은데 강의를 영어로 하라니, 문학이론은커녕 피상적인 이야기들 밖에 나누지 못하는 것을 서러워 하셨지요. 학생들은 또 질문도 영어로 하라니 영어를 못하는 학생들은 궁금증이 생겨도 질문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어문학 수업이면 차라리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문제는 사학과나 철학과죠. 우리 학교 한국사학과에도 영어강의가 있습니다. 우리 역사를 남의 나라 말로 배우는 역사학도들의 구겨진 자존심은 또 어떻습니까? 막스 베버니 칼 마르크스니 하는 수업도 영어로 하라니 한글로 배워도 이해하기 힘든 것을 학생이나 교수나 당장 영어학원으로나 달려가야 할 판입니다.


 도농간 영어양극화 막으려다 교육양극화 불러 올 것.

 목욕물 버리려다 애까지 버리는 격.


 이런 마당에 각하께서는 ‘억울하면 영어공부 하라’는 식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장기적으로 초, 중, 고등학교에서도 ‘영어 몰입 교육’을 실시하고 도농 간 영어양극화 해법을 위해 농어촌 지역에서는 영어 이외의 과목도 영어로 수업하겠다죠? 농어촌 지역 학생들이 무슨 시험용 생쥐입니까? 그 어려운 뉴턴의 제1법칙, 2법칙을 영어로 가르치면, 같은 내용을 한국말로 알기 쉽게 배운 서울 학생들과 어떻게 경쟁합니까? 영어양극화 해소하려다 더욱 심각한 교육양극화를 가져올 것이 뻔합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목욕물 버리려다 애까지 버리는 격 아닙니까?


 영어를 교육하자는 것인가, 교육을 영어하자는 것인가?


 각하, 영어로 치면 미국에서 마약이나 팔고 있는 조직 폭력배가 각하보다 영어는 훨씬 잘합니다. 영어 교육을 왜 합니까? 영어만 잘하는 바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상과 창의성을 영어로 말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 아닙니까?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 어떻습니까? 토익 문제집 하나는 할 때까지 혀서 세계 최고의 토익점수 보유국 아닙니까?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 우리 현대사책 한권 제대로 읽어본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보도연맹과 보도지침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아는 대학생이 몇이나 됩니까?


 교육은 사람을 목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수를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깊은 대화와 소통, 사색과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어쭙잖게 영어 타령하면서 사람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것. 그것은 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훈육을 하자는 것입니다. 각하께 진심으로 묻습니다. 영어를 교육하자는 겁니까? 교육을 영어하자는 겁니까? 어디 한번 영어로 대답해 보시지요.

김도년 / madhouse2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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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2 : Com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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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새로나[생각의주인] 2008/01/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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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많이왔고 추위도기승을부리는군요. 그렇지만, 이정도의 한파는 우리에게 다가올 운명의 한파에비하면 가소롭다고봅니다. 요즘 돌아가는 폼세가 재미있군요. 이명박씨가 모든지 해줄수있는 마치 신비의 요술상자인냥 기대했던자들이 맘이 불편하지는 않는지.... 무척궁금합니다.이명박 어제 신년지 기자회견에서 뭐 특별한대책이나 정책도없이 다가올 4월 총선을 의식한듯 한발물러난 꼬랑지내리는듯한 발언들이 폭소를 자아내게하더군요. 이명박 운하발언도 정부의 밑그림이나 스케..
From. 꼬(GO)~블로그 2008/09/0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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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카이로 국제반전회의 개막식 행사 中> 천진한 아이의 웃음을 보라. 이 아이의 웃음은 너무나 아름답다. 하지만 너무나 슬프다. 아이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이집트의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한국으로 치자면 국가보안법에 의해 구속된 40인을 석방하라는 구호가 적힌 포스터다. 이집트는 중동의 여러 국가 중 미국의 우방인 흔치 않은 나라다. 미 정부와 그 앞잡이 이스라엘 정부는 이 나라의 정권이 장기집권하여 독재를 휘두..
From. bluenlive 2008/02/0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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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답 : No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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